상속포기했는데도 상속세를 내라고요?
고인이 남긴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을 때, 가족들은 법원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합니다.
상속인 지위를 내려놓았으니 세금 걱정도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속세법은 달리 볼 수 있습니다.
1. 상속포기를 해도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
민법상 상속포기를 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 상속포기자라 할지라도 세법상 상속인=납세의무자로 보아 상속세를 부과합니다.
사망보험금 수령:
피상속인이 납입한 생명보험의 보험금을 상속포기 후 자녀가 수령한 경우, 이 보험금은 민법상 상속재산이 아닌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아 수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속세는 이 보험금도 '간주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를 매깁니다.
사전증여재산 보유:
사망 전 10년(비상속인은 5년) 이내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이 있는 상태에서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사전증여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되므로 증여를 받았던 상속포기자는 해당 지분만큼 상속세 납세의무를 집니다.
2. 1순위 전원 상속포기가 불러오는 비극
빚 상속을 막기 위해 1순위 상속인(배우자와 자녀들)이 전원 상속을 포기하면, 민법상 상속권은 다음 순위 상속인들에게 넘어갑니다.
이때 후순위 상속인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3개월 내에 별도로 상속포기를 하지 않아서 상속을 받게 되면 세금과 빚 폭탄을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하는 바람에 손자녀가 고인의 재산과 빚을 상속받았다고 가정해보면:
상속공제 '0원':
1순위 상속인이 포기하여 선순위가 아닌 자가 상속을 받게 되면, 일괄공제(5억 원)나 배우자공제 등의 상속공제 한도가 '0원'으로 제한되어 과세표준 전체에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세대생략 할증과세 30% 추가:
자녀가 살아있음에도 상속을 포기하여 손자녀에게 상속이 이루어지면 세법상 '세대생략 상속'에 해당하여, 원래 계산된 상속세 산출세액의 30%(손자녀가 미성년자이고 상속재산 가액이 2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40%)가 할증되어 추가됩니다.
피상속인의 빚 및 채무 전액 승계:
손자녀가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피상속인의 대출금 및 사채까지 모든 빚을 상속받아 갚아야 하는 민법상 의무까지 안게 됩니다.
💡그래도 상속에는 2억원이라는 기초공제라는 게 있다던데요?
상속세법에는 '상속공제의 한도'라는 것이 있고, 이 한도는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로 다음 순위 상속인이 받은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공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공제한도 자체가 0원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3. 한정승인 후 부동산을 팔아 빚을 갚을 때: 양도소득세
빚 승계를 막기 위해 1순위 상속인 중 1명이 '한정승인'을 신청하고 나머지 가족은 상속포기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러나 한정승인을 한 후 상속재산(부동산 등)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빚을 갚을 때에는 '양도소득세' 문제가 발생합니다.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
피상속인(고인)이 아니라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 본인입니다.
과세가 되는 이유:
세법에서는 한정승인자가 상속받은 부동산이 경매나 매각을 통해 채권자에게 넘어가 빚이 변제되는 과정도 '부동산의 유상 양도'로 봅니다.
만약 상속세 신고시에 이 부동산을 기준시가 5억원으로 신고한 뒤, 경매 낙찰가가 7억원이 나온다면 그 차액(2억 원)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과세됩니다.
내 돈으로 세금을 내야 하는 리스크:
양도소득세는 피상속인이 남긴 빚이 아니라, 상속 개시 이후 상속인 본인에게 발생한 '고유 채무'입니다. 따라서 "한정승인을 했으니 상속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만 내겠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상속인 본인의 개인 재산으로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 시에는 감정평가 등을 통해 적절한 금액으로 재산을 신고해야 합니다.
채무 변제를 위해 곧 매각해야 하는 재산이라면, 상속세 이후 양도소득세까지 두 번 내는 일이 없도록 시가로 산정해 상속취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만 실제 납부할 상속세와 양도세를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는 각 상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4. 4촌 이내 친척까지 "가족 모두가 상속포기"하면 어떻게 되나요?
피상속인의 빚이 재산보다 훨씬 많아 1순위(자녀·배우자), 2순위(부모·조부모), 3순위(형제자매), 4순위(4촌 이내 방계혈족)까지 모든 친족이 상속포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속인 없는 재산 청산:
모든 상속인이 포기하면 해당 상속재산은 민법상 '상속인 없는 재산(무주재산)'이 됩니다.
이 경우 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신청해야 하며, 관리인이 상속재산을 청산해 빚을 갚고 남은 재산이 있다면 최종적으로 국고에 귀속됩니다.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부동산 등을 방치하면, 재산세 등 지방세 체납이 누적되거나 세무서·채권자로부터 강제 공매 절차가 진행되어 원치 않는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
사전증여·보험금 수령자:
모든 친족이 상속포기를 했더라도, 생전에 사전증여를 받거나 사망 보험금을 수령한 친족이 있다면 여전히 상속세는 과세됩니다.
빚이 많은 상속을 정리할 때에는 더욱 세심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한정승인, 상속포기를 결정하기 전에 세무전문가와 미리 검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 내용은 2026년 8월 현재 시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기준으로 작성된 일반 정보로, 실제 적용시에는 전문가 자문을 통한 정밀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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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무사 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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